본문 바로가기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슬픈 재회

by 수ㄱi 2024. 3. 12.

 

 

슬픈 재회

 

                 - 임은숙

 

 

낡은 노트의

오래된 기록처럼

일말의 온기마저 남아있지 않는

서먹한 눈빛에

간신히 이어지던 대화가 뚝 끊기고

 

넓은 테이블이 벌려놓은

두 사람의 거리 심히 낯설다

 

흩어진 언약들 애써 긁어모아도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 옛 풍경은

같은 시간을 뜨겁게 뛰어온 사실조차 의심케 했다

 

너와 나

우리였던 적이 있던가

 

시간 저편으로 밀려난

메마른 추억이

어두운 창에 바람처럼 매달린다

 

 

 

'▣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불안의 인기척  (0) 2024.03.11
[시] 봄이 끝나갑니다  (0) 2024.03.10
[시] 가을에 서서  (0) 2024.03.09
[시] 단풍 아래 잠들고 싶다  (0) 2024.03.08
[시] 2월에 내리는 비  (0)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