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재회
- 임은숙
낡은 노트의
오래된 기록처럼
일말의 온기마저 남아있지 않는
서먹한 눈빛에
간신히 이어지던 대화가 뚝 끊기고
넓은 테이블이 벌려놓은
두 사람의 거리 심히 낯설다
흩어진 언약들 애써 긁어모아도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 옛 풍경은
같은 시간을 뜨겁게 뛰어온 사실조차 의심케 했다
너와 나
우리였던 적이 있던가
시간 저편으로 밀려난
메마른 추억이
어두운 창에 바람처럼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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