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하늘아별아

그대와 나의 천국

by 수ㄱi 2020. 2. 12.

 

대와 나의 천국

                               - 임은숙

 

 

때로는 이름 모를 들꽃이 스치는 완행열차의 창가에 마주앉아

나의 손 위에 포개진 그대 손바닥의 포근함을 느끼며 여유로운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오렌지 빛 노을이 짙은 어둠으로 바뀔 때까지

우리의 대화는 끊기지 않을 것입니다

고즈넉한 밤하늘에 저들끼리 뭔가를 속삭이고 있는 몇 개의 별이 보이면

잔잔한 평화를 찾아 그대와 나는 머리를 맞대고 잠이 들것입니다

새, 나무, 꽃, 잔디, 바람, 구름...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 사랑이라는 이름 붙여주며

우리는 꿈속에서도 함께일 것입니다

 

때로는 이어폰 한 짝씩 나눠 꽂고 조용한 골목길을 거니는

그대와 나를 상상해보군 합니다

한낮의 불볕속이어도, 자정을 넘긴 어둠속이어도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속이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대가 있는 곳이면 그대와 함께 하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나에겐 천국이기에

 

때로는 귀여운 아기의 손을 하나씩 잡고 주위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며

공원의 파란 잔디우를 산책하는 우리를 봅니다

그대의 눈매를 꼭 빼어 닮은 천사 같은 그대의 분신

어설프게 발음하는 엄마, 아빠라는 부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대와 나를 봅니다

 

추운 겨울날, 그대 퇴근길에 버스정류소를 서성이는

빨간 외투의 긴 머리 여인이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대가 춥지 않냐 어깨를 감싸줄 때

꼬마처럼 그대 품을 파고드는 나를 봅니다

꽁꽁 얼어버린 나의 손을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군고구마를 건네주는 그대가 미덥습니다

 

때로는 토라지고 다투기도 하겠지만

아침이면 정성이 담긴 야채죽을 건네주며 정답게 그대를 바라보는

그대만의 행복한 여인이고 싶습니다





'[1] 하늘아별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冬眠  (0) 2020.02.12
우리 이야기  (0) 2020.02.12
무지갯빛낙원을 향하여  (0) 2020.02.12
외로움의 미학  (0) 2020.02.12
사랑이라 부르고 아픔이라 적었습니다  (0) 20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