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은 그대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 임은숙
꽃잎이 흩날립니다
다시 꽃의 계절입니다
은은한 바람결에 묻어온 기억에
전혀 가슴이 뛰지 않습니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이 허허로움이
정녕 나의 것이란 말입니까?
언제까지고 변함없을 줄 알았습니다
언제나 같은 크기로
그대는 내 안에 자리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더불어 흐르는
어쩔 수 없는 마음은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해질녘 강변에서, 비 오는 거리에서
그대 이름 수백 번 불러보아도
모습만 희미하게 떠오를 뿐
예전의 사무침은 없었습니다
어느 사이 그리움은 허옇게 빛바래지고
세월은 영원의 맹세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내 안에 수많은 생각들이 꽃처럼 피는데
그 중에 그대는 없습니다
꽃길 위에 널린 햇살에도
차분한 봄비소리에도
커피향기 가득한 下午의 나른함 속에도
그대는 없습니다
그대를 위해 흘린 나의 눈물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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