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사라지고
- 임은숙
꽃이 피어 반갑지 않고
노을 속에 단풍이 슬프지 않다
비 오는 거리를
우산 없이 헤매는 일이 없고
하얀 첫눈송이에
마음 설레지 않는다
흐르는 구름에 발목 잡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없고
부르고 싶은
이름 하나 떠오르지 않으니
커피 한 잔에 섞을 한숨조차 남아있지 않다
짧은 밤
눈까풀은 천근만근인데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싱거운 자장가다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아침이 있고
보내지 않아도
가버리는 하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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