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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6. 낭만이 사라지고

by 수ㄱi 2022. 12. 3.

 

낭만이 사라지고

                              - 임은숙

꽃이 피어 반갑지 않고

노을 속에 단풍이 슬프지 않다

비 오는 거리를

우산 없이 헤매는 일이 없고

하얀 첫눈송이에

마음 설레지 않는다

흐르는 구름에 발목 잡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없고

부르고 싶은

이름 하나 떠오르지 않으니

커피 한 잔에 섞을 한숨조차 남아있지 않다

짧은 밤

눈까풀은 천근만근인데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싱거운 자장가다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아침이 있고

보내지 않아도

가버리는 하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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