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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2. 詩

by 수ㄱi 2022. 12. 19.

 

                      - 임은숙

늦가을 들녘같이

쓸쓸하고 삭막한 마음에

더 이상 詩는 없습니다

그리운 만큼

詩를 쓰던 내게

외로운 만큼

詩를 쓰라 하시는 건

너무나 잔인한 일입니다

그대 없는 봄은

꽃이 피어도 향기가 없고

그대 없는 하루하루는

혹한의 겨울입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는 슬픔에

목 놓아 통곡할라 치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정한 음성

그대, 그대입니다

짙은 어둠이 밀려가고

꿈속에서 부르는 그대 이름

詩가 되었다가

차가운 새벽이슬로 사라집니다

그대 없이

내게 詩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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