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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분다네가그립다

1. 꽃잎이 지고 있습니다

by 수ㄱi 2022. 12. 20.

 

꽃잎이 지고 있습니다

                                      - 임은숙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오렌지 빛 노을이

슬프도록 아름답습니다

긴 그림자 하나 품은

오월의 숲길이

텅 빈 듯 가득 차있습니다

사랑도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임을

미움도

때가 되면 꽃잎처럼 흩날리는 것임을

그대

다시 꽃처럼 피었는데

길 잃은 내 마음은

향기조차 느낄 수 없습니다

어깨 위에

수없이 내려앉는 꽃잎이

간절한 그대 부름인 줄 알면서

이토록 쉬이 외면하는 지독한 무심함이

낯설지만 퍽이나 자연스럽습니다

가장 찬란했던 내 생의 순간순간이

시간이 파놓은 세월구덩이에

꽃잎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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