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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황혼을 걷다

by 수ㄱi 2024. 2. 13.

 

 

황혼을 걷다

                    - 임은숙

저무는 강 위에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낮달이 희미하게 웃고 있다

도시의 혼탁함에

맑은 아침을 잊고 살았던

잿빛의 나날들

길게

기지개를 켜자

아침을 위한 준비는

자정과 새벽만의 것이 아니다

황혼의 고요를 거치지 않고서

어찌 자정의 무게와 새벽의 설렘이 있으랴

어제와는 사뭇 다른

서녘의 아름다움에 전율하며

붉은 황혼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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