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의 카페
- 임은숙
해질녘 노을
통째로 밀려듭니다
넓은 유리창
온통 붉은 빛입니다
멀리 백양나무숲에서
바람이 일고
몇 마리 새가 날아오르는데
들리지 않는
바람소리와 새들의 아우성이
환청처럼 귓가에 맴돕니다
커피 한 잔이
고스란히 식을 때까지
어둠이 내린 창에
내 옆모습이 뚜렷이 그려질 때까지
나무 정수리를 밟는
하얀 달의 걸음소리 자장가로 흐를 때까지
세상과 철저히 차단된
자정의 짙은 고요 속에서도
달달한 모카 향과
백양나무숲의 바람소리와
새들의 북적임이 함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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