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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새날

by 수ㄱi 2024. 2. 26.

 

 

새날

 

              - 임은숙

 

 

나뭇가지 사이에서

부지런을 떠는

겨울새의 작은 몸짓

오선보 위를 달리는 음표를 닮았다

 

뽀얀 안개 속에서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새날의 첫인사를 건넨다

 

시린 손을 불며

산 너머에서 오는 봄을 그려본다

 

두텁게 쌓인 눈 위에

까치발로 찍는

삼백예순다섯 걸음 중에

첫걸음

심히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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