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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별아188

바람의 안부 바람의 안부 - 임은숙 그동안 너무 추웠던 건 아닌 가고 아직도 작은 감동 하나에 바보처럼 질펀하게 눈물 쏟느냐고 아니면 예전처럼 떨어지는 잎새 하나에도 온몸을 빨갛게 물들이고 단풍처럼 숲을 서성이냐고 멀리 갔던 바람이 내 창가를 서성이며 하는 말 아니야 모르고 하는 소리 그.. 2020. 2. 13.
사랑을 알기도 전에 사랑을 알기도 전에 - 임은숙 그리움이 무엇인지 헤아리기도 전에 기다림은 이미 시간 속에 깊이 잠들고 아픔만이 너와 나 사이의 유일한 끈임을 알았을 때 눈물은 진작 계절 속에 차겁게 얼어붙고 사랑의 참뜻을 알기도전에 사랑은 이미 저만치 모습을 감추고 2020. 2. 13.
가출신고 가출신고 - 임은숙 돌아오는 길을 잊은 걸가요? 바람이 잠든 사이 하얗게 눈은 쌓여만 가는데 오색의 계절 빛을 따라나선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떠난 지도 이슥한데 돌아올 때도 되었는데 텅 비어버린 내안에 쌓이는 하얀 흐느낌들 어느 숲길 외딴 곳에서 아직도 방황을 멈추지 못한 내 .. 2020. 2. 13.
버리기로 했다 버리기로 했다 - 임은숙 창가에 곱게 피어있는 난(蘭) 같은 너를 아직도 많은 미련 남아있는 어여쁜 너를 버리기로 했다 부시도록 아름답기에 시리도록 순백하기에 나의 추함이, 하찮음이 너에게 얼룩의 흔적 남길까봐 이제 너를 버리기로 했다 이제 와서야 오늘에 와서야 부옇게 곰팡이 .. 2020. 2. 13.
너의 커피 한 잔에서 김이 되어 떠나리 너의 커피 한 잔에서 김이 되어 떠나리 - 임은숙 잿빛하늘 저 끝에 꽂힌 눈길을 당겨올 수가 없다 하얀 안개꽃같이 피어오르는 슬픔이 눈가에 그들먹이 고이면 버릇처럼 허공에 두 팔을 뻗어보지만 더더욱 움츠러드는 마음은 아마 너 없는 세상이 아직은 두려운가보다 늘 그 자리에 태양.. 2020. 2. 13.
모든 것이 엉망이겠지 모든 것이 엉망이겠지 - 임은숙 잔혹하리만치 슬픈 하루하루가 비껴가고 다시 다가온다 바람이 사뭇 차다 가을인가보다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어둠을 떠올린다 너를 바라보며 네가 없는 나의 일상을 그려본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겠지 지울 수 없는 네 모습 때문에 한숨이 꼬리를.. 2020. 2. 13.
흔들리는 도시 흔들리는 도시 - 임은숙 작은 도시의 11월은 어둠이었네 한없이 먼 그대 닮은 바람에 차거운 내 뺨을 비비며 날리고픈 그리움을 마른 낙엽에 얹어놓았네 둘러보아 보이지 않는 그 숱한 언어들 침묵의 계절엔 입에 빗장을 걸라 하네 여러 갈래의 낯선 길들과 또 다른 이름의 우리 눈 먼 바.. 2020. 2. 13.
천연(天緣) 천연(天緣) - 임은숙 우리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필연이었고 천연(天緣)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 가다가 문득 마주친 사이가 아닌 하느님의 뜻으로 그곳에 둘이 똑같이 나타났던 겁니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버린 정도가 아닌 서로에게 엷은 웃음 한 번 .. 2020. 2. 13.
떠나는 것들에 안녕이라고 떠나는 것들에 안녕이라고 - 임은숙 비 내리는 오후 창가에 머무는 바람의 노래 아직은 이른 계절냄새에 낙엽 먼저 내가 추락하고 싶은 충동 아찔한 현기증 잎이 지면 그리움도 가는 걸까? 노란 상념에 식어버린 차 붉은 노을 한 자락에 실어보는 때 이른 감성 머물 수 없어 흐르는 구름 .. 2020. 2. 13.
사랑, 가고 있다 사랑, 가고 있다 - 임은숙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서 멀어져간다 또 하나의 사랑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간다 온몸으로 불태웠던 정열의 땅은 이제 하나 둘씩 추락하는 낙엽들로 서서히 식어가겠지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또 하나의 아픔이 나에게로 다가선다 이름만큼이나 .. 2020. 2. 13.
내려놓기 내려놓기​ - 임은숙 창밖 수북이 쌓이는 낙엽사이를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 숙명 같은 저 기억을 어찌하리 종내는 놓을 수가 없어 노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로 어둠속에 스며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내안의 나 그리움 한줌 낙엽처럼 놓아두고 가는 찬.. 2020. 2. 13.
새벽 세시의 바람소리 새벽 세시의 바람소리 - 임은숙 누군가 나를 향해 달려오는 걸까요 거세어지는 바람소리 내 흔들리는 날들의 슬픔 같은 차거운 바람 속으로 그대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합니다 그대를 위해 열어두었던 창을 닫습니다 질식할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묻습니다 세상에서 ..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