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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

[시] 세월이 녹는 소리

by 수ㄱi 2024. 2. 15.

 

 

세월이 녹는 소리

 

                       - 임은숙

 

 

열아홉에 귀 아프게 듣던 잔소리

마흔아홉에 입 아프게 한다

 

열아홉에 눈부시던 봄날이

마흔아홉에는 이토록 눈물겹다

 

열아홉 가을엔

단풍만 보이더니

마흔아홉 가을엔

낙엽만 보인다

 

푸른 시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선명하게 안겨오는 것은

아마 세월 탓이리라

 

나이 탓 아닌

세월 탓이리라

 

첫눈이 하얗게 퍼붓는 밤

세월이 녹는 소리 크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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