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녹는 소리
- 임은숙
열아홉에 귀 아프게 듣던 잔소리
마흔아홉에 입 아프게 한다
열아홉에 눈부시던 봄날이
마흔아홉에는 이토록 눈물겹다
열아홉 가을엔
단풍만 보이더니
마흔아홉 가을엔
낙엽만 보인다
푸른 시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선명하게 안겨오는 것은
아마 세월 탓이리라
나이 탓 아닌
세월 탓이리라
첫눈이 하얗게 퍼붓는 밤
세월이 녹는 소리 크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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