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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숙807

천연(天緣) 천연(天緣) - 임은숙 우리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필연이었고 천연(天緣)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 가다가 문득 마주친 사이가 아닌 하느님의 뜻으로 그곳에 둘이 똑같이 나타났던 겁니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버린 정도가 아닌 서로에게 엷은 웃음 한 번 .. 2020. 2. 13.
떠나는 것들에 안녕이라고 떠나는 것들에 안녕이라고 - 임은숙 비 내리는 오후 창가에 머무는 바람의 노래 아직은 이른 계절냄새에 낙엽 먼저 내가 추락하고 싶은 충동 아찔한 현기증 잎이 지면 그리움도 가는 걸까? 노란 상념에 식어버린 차 붉은 노을 한 자락에 실어보는 때 이른 감성 머물 수 없어 흐르는 구름 .. 2020. 2. 13.
사랑, 가고 있다 사랑, 가고 있다 - 임은숙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서 멀어져간다 또 하나의 사랑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간다 온몸으로 불태웠던 정열의 땅은 이제 하나 둘씩 추락하는 낙엽들로 서서히 식어가겠지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또 하나의 아픔이 나에게로 다가선다 이름만큼이나 .. 2020. 2. 13.
내려놓기 내려놓기​ - 임은숙 창밖 수북이 쌓이는 낙엽사이를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 숙명 같은 저 기억을 어찌하리 종내는 놓을 수가 없어 노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로 어둠속에 스며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내안의 나 그리움 한줌 낙엽처럼 놓아두고 가는 찬.. 2020. 2. 13.
새벽 세시의 바람소리 새벽 세시의 바람소리 - 임은숙 누군가 나를 향해 달려오는 걸까요 거세어지는 바람소리 내 흔들리는 날들의 슬픔 같은 차거운 바람 속으로 그대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합니다 그대를 위해 열어두었던 창을 닫습니다 질식할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묻습니다 세상에서 .. 2020. 2. 13.
눈사람의 하얀 꿈이 눈사람의 하얀 꿈이 - 임은숙 매서운 바람이 스치고 지난 거리에 조용히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짙은 어둠 속을 두리번거리지만 종일 생각 속에 머문 그대는 이 시간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움의 무게만을 더해주는 차거운 계절을 탓하며 어딘지 모를 곳으로 정처 없이 달.. 2020. 2. 13.
망각 속에 묻으리 망각 속에 묻으리 - 임은숙 행(幸) 또는 불행(不幸)을 목적으로 하고 만난 것은 아니지만 기나긴 방황 끝에 겨우 이루어진 너와 나의 만남도 어차피 눈물과 아픔을 동반한 사랑의 상처일까 이 세상 다하고 난 뒤 또 하나의 다른 삶이 나를 기다린다 하여도 너만큼은 기어이 다시 만나 만남 .. 2020. 2. 13.
사랑에는 지름길이 없다 사랑에는 지름길이 없다 - 임은숙 엘리베이터 속에 나를 들여놓고 버튼 하나로 목적지에 닿게 되는 것처럼 너에게로 가는 길 위에 서서 주문 하나로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잠시 한 눈을 팔거나 깜빡 졸아도 원하는 어디든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다면 한걸음씩 톺아야 할 험한 계.. 2020. 2. 13.
가을은 가지 않았다 가을은 가지 않았다 - 임은숙 노랗게 타들어가는 그리움에 낙엽의 한숨 엿들으며 너와 나는 그 계절을 이름하여 가을이라 했다 그리고 우리의 것이라 했다 색깔들의 잔치로 요란한 그 계절을 우리의 것이라 했다 소리 없이 쌓이는 눈송이에 그 모든 것이 하얗게 가려진 순간에도 너와 나.. 2020. 2. 13.
기억의 숲에 바람이 일면 기억의 숲에 바람이 일면 - 임은숙 세상은 우리를 만나게 하고 아프게도 하지만 그 안에서 너와 나는 지울 수 없는 기억의 끈을 잡고 서로에게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익숙한 산책길에 어느 날 문득 깔렸던 낯선 느낌은 아쉬움이라는 이름으로 가슴 깊이에 심어졌다 그 씁쓸한 허허로움은 너.. 2020. 2. 13.
숨은 그림 찾기 숨은 그림 찾기 - 임은숙 잊음으로 남아있는 것들을 조용히 불러봅니다 입꼬리를 치켜 올리던 그대의 미소와 추운 날 내 팔뚝에 하얗게 돋던 솜털과 해질녘 노을 속에 길게 그려졌던 그림자와 후줄근한 그대 뒷모습을 늘 걷던 길을 놔두고 낯선 산길에 들어선 듯한 생소함으로 그날 미처 .. 2020. 2. 13.
추억 추억 - 임은숙 어차피 함께 흐르지 못할 것을 강은 나무를 버려두고 간다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인연들처럼 마주하지 않아도 보이는 추억이 저만치 묻어가는 것도 모른 채 세상엔 영원보다 무거운 순간이 있다는 것을 세월에 씻기지 않는 기억이 있다는 것을 강은 모른다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