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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랑디스크136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 임은숙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었다 이토록 모진 어둠 속에 나를 가두는 건 나 자신이었다 바람 같은 자유를 원했지만 바람처럼 소탈하지 못했고 마른 꽃잎처럼 부서지는 환상에 수많은 불면의 밤을 건너야 했다 세월의 그릇 안에 수북이 담긴 기억은 시도 때도.. 2020. 2. 14.
가까운 사이일수록 가까운 사이일수록 - 임은숙 가까운 사이일수록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 손을 내밀다가, 오랫동안 내속에 잠자던 비밀을 꺼내 보이려다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만드는 수가 있습니다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대의 모든 것을 내 것인 양 구속하.. 2020. 2. 14.
감각에 따른 행복 감각에 따른 행복 - 임은숙 배가 고플 때 빵 한 조각이라도 있다면 그건 행복입니다 힘들고 지쳤을 때 작은 의자 하나 곁에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입니다 살아오면서 길다하면 길고 짧다하면 짧은 내 인생길에서 행복이란 개념을 모르고 불평도 참 많았습니다 회사는 괜찮은데 하는 일이 .. 2020. 2. 14.
긍정의 미소를 긍정의 미소를 - 임은숙 금년 봄은 참으로 변덕이 심한 여자 같다 한겨울에도 손꼽을 정도로 내리고 그나마 살짝 날리다간 멈춰버리던 눈이 봄에 들어서자 하루 건너로 퍼붓더니 어느 날은 무릎을 훌쩍 넘어 쌓이기도 했었다 한낮엔 거짓말처럼 녹아버리면서도 꾸준히도 퍼붓던 눈 눈 눈.. 2020. 2. 14.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 임은숙 슬픔, 입 틈으로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지난 추억의 갈피에서 끄집어낸 사연에 눈시울이 젖어들 것이고 고독, 어두운 창밖을 마주하고 나직이 속삭여보세요 굵은 빗줄기에 달라붙는 쓸쓸함은 진한 커피 한잔을 그립게 할 것이고 그리움, 엷은 미소를 띠고 .. 2020. 2. 14.
잠시 날 찾아온 우울에게 잠시 날 찾아온 우울에게 - 임은숙 손 가는대로 골라든 책속의 글자들이 희미한 미소를 던져온다 세모인 놈도 네모인 놈도 둥그런 놈도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표정은 한결같다 누군가와 얘기라도 하고 싶냐 세모인 놈이 묻는다 누군가 그립냐고 네모인 놈도 묻는다 바야흐로 뜨거운 것이 .. 2020. 2. 14.
가을단상 가을단상 - 임은숙 가끔, 일상을 탈출하여 철저히 혼자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사계절 중 가을은 이유 없이 서글퍼지고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조금은 나약한 일면을 엿보이는 계절이다 곱게 물든 가을숲길을 거닐며 한 장 낙엽의 애틋한 사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푸르디푸른 .. 2020. 2. 14.
눈꽃단상 눈꽃단상 - 임은숙 펑펑... 하염없이 곤두박질하는 눈꽃송이들... 겨울에 접어들어 동면이라도 하듯 집안 구석에 몸을 잔뜩 옹크리고 있던 사람들이 눈 내리는 날만큼은 따뜻한 방구석에 미련두지 않고 최면에 걸린 듯 밖으로 나돈다 하얀 솜옷에 깡똥한 모자를 눌러쓴 계집애들, 끼리끼.. 2020. 2. 14.
마음 그리기 마음 그리기 - 임은숙 내 마음 내가 모르겠냐고 큰소리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타인의 것도 아닌, 나 자신의 마음인 데야! 삼라만상이 고요히 잠든 가을밤, 하얀 테이블을 마주하고 백지와 필을 준비하였습니다 내 마음을 그려보려고...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동그.. 2020. 2. 14.
시간은 침묵 속에 흐르고 시간은 침묵 속에 흐르고 - 임은숙 우리의 삶은 힘들다 참혹한 현실은 몸속 깊이까지 파고들어와 어렵게 쌓아올린 꿈들을 무자비하게 조각낸다 가슴 시린 추억을 끄집어내서는 흐르는 눈물에 섞어 반죽한다 긴 한숨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이 밤도 찬별과 마주앉아 침묵 속에 빠져든다 이.. 2020. 2. 14.
약속, 그 두려움에 약속, 그 두려움에 - 임은숙 내 게으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그 누구한테도 함부로 약속을 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 약속이 되어 상대를 얼마나 실망케 할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어쩌면 약속을 지키려고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무산되는 .. 2020. 2. 14.
미소와 즐거움 미소와 즐거움 - 임은숙 언제부터인가 괴상한 버릇 하나가 생겼다 북적거리는 거리에서, 한적한 강변에서, 혹은 조용한 카페에서 낯선 이를 마주하고도 습관처럼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안녕하세요?” 내가 물으면 “네...”하면서 그 사람은 미소를 보내올 것이다 그리고는 계속 가던 .. 2020.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