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행선지438 19. 멈출 줄 모르는 것들 멈출 줄 모르는 것들 - 임은숙 멋대로 방향을 바꾸는 바람조차도 앞서가는 세월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 하나 한 번쯤은 쉬어가도 좋을 내 속에 있지만 내 것이 아닌 곧은 마음 하나 한겨울 얼음장 밑에서도 줄기차게 흐르는 강물같이 멈출 줄 모르는 것들 바람 세월 그리고 한길만을 고집하는 마음 하나 2023. 1. 2. 20. 그대인가 바람인가 그대인가 바람인가 - 임은숙 창밖에서 바람처럼 서성이는 그대인가 그대처럼 서성이는 바람인가 차가운 빗물 멋대로 뒤척이는 낙엽 젖어버린 마음 한 편에 부르는 듯 다가서는 그리움 하나 있다 먼 기억이 꿈처럼 흔들리는데 속삭이는 듯 창을 두드리는 저 소리 그대인가 바람인가 찾아오는 이 없는 고즈넉한 가을밤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 그대인가 바람인가 2023. 1. 1. 21. 아직은 눈물이 필요할 때 아직은 눈물이 필요할 때 - 임은숙 오는 걸까 가는 걸까 왔다간 가고 갔다간 오는데 계절이 나를 찾아오는지 내가 추억을 부르는 건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언제 왔다가 언제 가는지 묻지 않기로 한다 내 안에 그리움이 차면 올 것이요 내 속에 슬픔이 줄어들면 갈 것이기에 만나도 반갑지 아니하고 떠나도 서운치 않을 때까지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묻지 않기로 한다 2022. 12. 31. 22. 스치다 스치다 - 임은숙 커피 한 잔에 생각나는 이름이 있고 음악 한 소절에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 喜悲의 사연 속에 밀어낼수록 또렷하게 감겨드는 얼굴 하나 스치는 것엔 흔적이 남는 법인가 소중할수록 놓치는 인연이 있고 잊으려 할수록 가슴에 남는 사람이 있다 2022. 12. 30. 23. 몰라 몰라 - 임은숙 언젠가는 너의 깊은 눈망울과 그 눈빛에 담긴 진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이 순간의 감정 역시 일종의 사랑이었음에 눈시울을 붉힐지도 몰라 바람 부는 들판을 홀로 걸으며 네가 내게 했던 말들과 그 말 속에 감춰진 서운함을 떠올리며 단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한 죄책감에 한참을 흐느낄지도 몰라 나의 슬픔 모두 너의 것이었음을 나의 등은 항상 너를 향해 있었음을 세월이 남기고 간 너의 긴 그림자 한겨울의 텅 빈 거리를 서성이는데 정작 곁에 없는 너로 하여 멀어져간 기억에 울어버릴지도 몰라 오늘이 옛날로 되는 어느 날엔가 쓸쓸히 너의 이름 부를지도 몰라 2022. 12. 29. 24. 가을은 나를 흔들고 가을은 나를 흔들고 - 임은숙 화려한 겉모습 뒤에 짙은 적막 터질 것 같은 그리움은 계절 빛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푸른 하늘아래 둥글게 원을 그리는 잠자리의 유유한 날갯짓은 시린 슬픔입니다 단풍보다 붉지를 못해 나 그대 눈에 띄지 않는 걸까요? 변변한 날개 한 쌍 없어 그대 내게 오시지 못하는 건가요? 소리는 빈가지에 걸어두고 어두운 마음에 내려앉는 바람의 또 다른 이름은 한숨인가요? 가을입니다 바람이 찹니다 2022. 12. 28. 25.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 임은숙 외로울 때 심심할 때 다가와 말 걸어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괴로울 때 방황할 때 말없이 술잔을 건네는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늦가을 찬바람 속에 쓸쓸한 그림자 길게 그릴 때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하얗게 눈이 내려 쌓이는 밤 어딘가에서 젊은 나를 떠올리는 다정한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네 2022. 12. 27. 26. 겨울에 피는 꽃 겨울에 피는 꽃 - 임은숙 봄여름에 피는 꽃 수두룩한데 겨울에 피는 눈꽃이 나는 좋더라 하얀 눈꽃이 無香으로 멀어져간 추억 불러오더라 하얀 눈길로 다가오는 익숙한 그림자 임인 듯 한품에 안겨오는 눈송이 봄꽃보다 다정하더라 2022. 12. 26. 27. 겨울밤 겨울밤 - 임은숙 짙은 적막의 밤 몽롱한 시선은 마땅히 둘 곳이 없고 맑은 귀는 사방으로 열려있다 바람의 작은 기척에 혹시나 하며 문을 여는데 어느 사이 바람은 멈추고 눈은 퍼붓고 그대는 보이지 않네 맨발에 신발 꿰신고 사립문 밖을 서성이는데 하염없이 눈만 쌓이고 어디에도 그대는 보이지 않네 2022. 12. 25. 28. 끝나지 않은 이야기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임은숙 너와 나의 계절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아쉬움들이 일제히 고개를 쳐드는 순간 잊었다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이 여전히 뜨거운 너의 눈빛 앞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한 순간에 생기를 되찾은 정다운 풍경에 어찌할 바를 몰라야 했다 상념은 어느 사이 저만치 익숙한 시간 위를 달리고 흔들리는 긴 그림자 위에 내리는 어둠이 낯설지 않다 밤새 거닐어야 할 꿈길엔 벌써 낙엽이 꽃처럼 날리고 싯누런 그리움이 뚝 떨어지고 뚝 떨어지고 2022. 12. 24. [셋] 빈 마음엔 슬픔이 없다 [셋] ========== 빈 마음엔 슬픔이 없다 뭔가로 가득 찬 마음에서 슬픔은 비롯된다 2022. 12. 21. 1. 꽃잎이 지고 있습니다 꽃잎이 지고 있습니다 - 임은숙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오렌지 빛 노을이 슬프도록 아름답습니다 긴 그림자 하나 품은 오월의 숲길이 텅 빈 듯 가득 차있습니다 사랑도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임을 미움도 때가 되면 꽃잎처럼 흩날리는 것임을 그대 다시 꽃처럼 피었는데 길 잃은 내 마음은 향기조차 느낄 수 없습니다 어깨 위에 수없이 내려앉는 꽃잎이 간절한 그대 부름인 줄 알면서 이토록 쉬이 외면하는 지독한 무심함이 낯설지만 퍽이나 자연스럽습니다 가장 찬란했던 내 생의 순간순간이 시간이 파놓은 세월구덩이에 꽃잎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2022. 12. 20.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