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행선지438 7. 행복을 쓰다 행복을 쓰다 - 임은숙 그대 창가에 쉬어가는 순간의 햇살인들 어떠하며 그대 눈길 닿는 곳에 한 송이 들꽃인들 어떠하리 타오르지 못하고 사그라지는 작은 불꽃이라도 돌아보아 슬프지 않은 지난 시간 눈부신 행복이었음을 그대 어깨 위에 내려앉는 투명한 빗방울인들 어떠하며 그대 발밑에 주저앉는 연초록 풀잎인들 어떠하리 그대는 이미 한 줄기 찬란한 바람으로 내게 왔었음을 2023. 1. 14. 8. 꿈의 시작은 꿈의 시작은 - 임은숙 햇살이 눈부시고 바람이 포근했던 시절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추위는 염두에도 없었고 너의 아침과 저녁 나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거울을 보면 네가 보였다 커피 잔에 매달리는 너의 모습은 늘 다른 설렘이었고 바람 불면 네가 떠오르고 비가 오면 네가 그리웠다 찬비의 계절 붉게 익은 이파리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가지 끝에 부풀대로 부푼 내 마음까지 얹어놓고 불안에 떨던 순간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꿈의 시작은 행복이었다 2023. 1. 13. 9. 그런대로 아름답지 않니 그런대로 아름답지 않니 - 임은숙 네가 떠난 자리에 가을은 아직 남아있는데 붉은 잎들 사이로 하나씩 떠오르는 상념들 그냥 스칠 수가 없다 너를 바라볼 때와 너를 외면할 때의 나의 눈길이 다르지 않았음을 너를 찾아 나설 때와 기다림에 서러웠던 나의 마음이 한결같았음을 너를 사랑할 때와 너에게서 등 돌릴 때의 나의 심장은 똑 같이 뛰고 있었음을 잎이 진다고 슬퍼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이 세상 수많은 인연들처럼 너와 나, 그저 추억이 되었을 뿐 함께 한 기억은 그대로이니까 2023. 1. 12. 10.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 임은숙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설렘과 사소한 것에도 눈시울이 젖어드는 떨림과 가슴 벅찬 환희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새벽이슬 같이 투명한 그리움과 자정의 바람 끝에 머무는 목마른 기다림과 이유 없는 슬픔 종내는 내가 먼저 너를 향해 뛰어가고 입을 맞추기까지 침묵 속에 갇혀 바싹 말라버린 수많은 나날들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고 눈에 묻혀버리며 초록의 꿈 위에 다시 서는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2023. 1. 11. 11. 그날 그날 - 임은숙 흐드러진 꽃길 위로 찰랑찰랑 꿈이 흐르고 잔잔한 바람 위로 조용히 구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꿈인 줄 오늘의 기쁨보다 내일의 희망이 더 큰 줄을 알게 된 그날 그대와 손을 잡고 꽃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우리의 것이었던 그날! 2023. 1. 10. 12. 봄의 창가에서 봄의 창가에서 - 임은숙 문득 말을 걸어오는 바람이 낯설지 않다 봄을 마주한 창 너머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겨울과 가을 한없이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 내게 등을 돌렸던 너와 그런 너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본다 순간의 선택 순간의 행복 뒤에 거짓말처럼 커져버린 미움과 분노 신록의 설렘으로 되돌아오고 꽃잎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게서 용서와 이해의 의미를 배운다 피고 지는 꽃들처럼 언제라도 다시 향기로 다가설 수 있는 우리여서 좋다 2023. 1. 9. 13. 비와 그리움 비와 그리움 - 임은숙 빗소리에 눈을 뜨고 먼 기억에 다시 눈을 감는다 밤새 내린 비에 젖은 것 어찌 나무와 풀뿐이랴 촉촉한 기억을 따라 익숙한 숲길을 거닐면 스치는 모든 것이 빛이 되고 그 빛 사이로 떠오르는 너의 미소 봄이다 마음의 여백이 너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오늘같이 비 내리는 날엔 그리움에 한없이 목마르다 2023. 1. 8. 14. 흐린 날의 풍경 흐린 날의 풍경 - 임은숙 너의 어깨가 비에 젖지 않도록 다시는 비에 젖는 일 없게 우산이 되고 싶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쫓기 듯 작은 방을 빠져나와 거리를 헤매군 했다 도시 구석구석에 쓸쓸히 나뒹구는 기억들 젖어있는 모든 것이 너여서 너였다가 나마저도 온통 젖어버려서 도시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거대한 우산이 나에겐 필요했다 2023. 1. 7. 15. 雨中독백 雨中독백 - 임은숙 젖어있는 하늘에 그리움을 매달아 빗방울로 떨어뜨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너의 슬픔과 나의 그리움이 하나 되어 내려도 왠지 혼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비 그치면 우리의 사랑도 멈추는 걸까 너와 나 남남이 되면 세상은 한결 아름다울까 맑은 하늘엔 추억뿐이겠지 바짝 말라 부서지는 추억뿐이겠지 2023. 1. 6. 16. 동행 동행 - 임은숙 둘러보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쏟아지는 햇살과 보드라운 바람과 계절 따라 바뀌는 나무의 현란한 몸짓 사이사이로 눈덩이처럼 둥글게 부풀어가는 환희 동으로 가는지 남으로 가는지 방향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未定의 목적지도 전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손잡고 있음이 행복인 것을 함께 가는 길 위에 모든 것이 찬란한 축복인 것을 2023. 1. 5. 17. 우리 사이 우리 사이 -임은숙 내가 너를 알고 네가 나를 알고 내가 너를 위하고 네가 나를 위하고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한없이 투명한 사이 높아서 하늘이요 깊어서 바다다 너와 나 사이로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너와 나 사이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너와 나 머리에 하얗게 눈이 쌓이고 2023. 1. 4. 18. 가을이여 가을이여 - 임은숙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정열의 나를 담고 있는 큰 가을이여 마음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던 서로의 눈빛이 그토록 뜨겁던 우리의 가을이여 소슬바람 속에서도 기쁨을 노래하던 미래를 얘기하던 둘만의 가을이여 서녘 창을 물들이는 노을 안고 뜨겁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던 위대한 가을이여 낙엽과 함께 수북이 쌓이는 그리움으로 바람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차디찬 방황의 가을이여 2023. 1. 3.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