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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간 詩와 글216

[가사] 우리는 동행자 우리는 동행자 - 임은숙 머나먼 인생길에 우리는 동행자 밀어주고 끌어주며 손잡고 같이 가자 부르면 힘이 되는 정다운 친구야 네가 있어 가는 길이 즐거운거야 잡은 손 놓지 말고 놓은 손 다시잡고 한곳을 바라보며 한길로 가자 네 가슴 눈물이 내 눈에서 흐르고 내 가슴 기쁨이 네 얼굴에 꽃 피누나 부르면 꿈이 되는 그리운 친구야 네가 있어 하는 일이 보람찬 거야 잡은 손 놓지 말고 놓은 손 다시 잡고 별을 찾아 꿈을 찾아 래일로 가자 [평어] 친구와이 우정을 노래한 가사이다. 친구 역시 일종의 인연이다. 살린 인연이다 .인연을 살리지 못하면 스쳐지난 사이가 된다. 인새에서 흔히 스쳐 지난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 하여 평생의 가슴앓이로 남을수도 있다. 작자는 이런 도리를 《잡은 손 놓지 말고》라는 형상적인 간.. 2023. 9. 15.
[시] 사랑, 가고 있다 사랑, 가고 있다 - 임은숙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서 멀어져간다 또 하나의 사랑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간다 온몸으로 불태웠던 정열의 땅은 이제 하나 둘씩 추락하는 낙엽들로 서서히 식어가겠지 또 하나의 계절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또 하나의 아픔이 나에게로 다가선다 이름만큼이나 슬픈 계절 이제 하나 둘씩 추락하는 낙엽들이 가시 되어 내 마음 찌르겠지 떠나가는 계절 멀어지는 사랑 다가오는 계절 몰려오는 아픔 2023. 9. 14.
[시] 망각 속에 묻으리 망각 속에 묻으리 - 임은숙 행(幸), 또는 불행(不幸)을 목적으로 하고 만난 것은 아니지만 기나긴 방황 끝에 겨우 이루어진 너와 나의 만남도 어차피 눈물과 아픔을 동반한 사랑의 상처일까 이 세상 다하고 난 뒤 또 하나의 다른 삶이 나를 기다린다 하여도 너만큼은 기어이 다시 만나 만남 이전에 함께 하지 못한 그 억울함을 더하여 또 한 세상 같이 하고 싶었는데 엇갈린 인연으로 요행 늦은 만남 소유했었는데 이젠 참말도 거짓으로 느껴지는 불신(不信)의 상태 차가운 배신의 계절 차라리 모든 것을 망각 속에 묻으리 2023. 9. 14.
[시] 그리움의 행선지 그리움의 행선지 - 임은숙 귓전을 스치는 바람이 몸속 깊이에까지 싸한 차가움을 전한다 땅 위에 기다란 그림자를 그려놓은 외로운 가로등의 하나 밖에 없는 외눈이 방울방울의 슬픔을 토해낸다 후줄근히 젖어있는 나에게 사정없는 매질을 들이대는 차가운 빗줄기 흔들리는 나뭇잎의 슬픔 같은 내 그리움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질주하는 도시의 어둠 속 방황을 닮아버린 내 그리움의 행선지는 과연 어디일까 2023. 9. 13.
[시] 십자거리에 십자거리에 - 임은숙 어둠 깔린 십자거리에 상기도 머뭇거리고 있는 너는 누구? 동, 서, 남, 북 열린 세상에서 네가 갈 길은 대체 어느 쪽? 습관된 입맛, 채취 등 뒤에서 발목을 잡고 명멸하는 네온등 앞쪽에서 손짓하고... 산다는 건 어차피 간단 없는 판단,간단 없는 선택 번민의 어둠 속에서 상기도 방황하고 있는 너 주여, 이 한 마리 미물의 더듬뿔에 예지를 주소서, 용기를 주소서! 2023. 9. 13.
[시] 때문 때문 - 임은숙 야윈 목을 한껏 뻗고 찬바람 속에 자리한 외눈박이 가로등 보며 슬퍼지는 건 나 외롭기 때문이야 출렁이는 인파속에 자신을 깊숙이 내맡기고 정처 없이 움직이는 건 나 괴롭기 때문이야 외딴 곳 카페의 대형 유리창을 마주하고 네온이 반짝이는 밤거리를 한없이 바라보며 식은 커피 홀짝이는 건 나 슬프기 때문이야 창 너머 시린 달을 향해 기인 한숨을 토해내는 건 가도 가도 끝없을 기다림 저 끝에 서있는 네가 그립기 때문이야 2023. 9. 13.
[시] 칠색방황 칠색방황 - 임은숙 숨 막힐 듯한 순간의 이름 할 수 없는 그 무엇에 도취(陶醉)된 채 언제까지고 이런 마비상태에 머물 것 같은, 안개꽃처럼 피어오르는 감정의 혼란 적, 등, 황, 록, 청, 람, 자 저마끔의 이유로, 저마끔의 길을 고집하는 마음의 안식을 찾아 헤매는 칠색(七色)방황 2023. 9. 13.
[시] 숙명 숙명 - 임은숙 굳이... 굳이 사랑이라는 말로 그대와 나를 이어놓지 않으렵니다 서로의 눈길이 허공에서 불꽃 튀며 부딪치던 그 순간의 황홀함에 만족하며 굳이 그대와 나 사이를 사랑이라는 말로 이어놓지 않으렵니다 굳이... 굳이 연분이라는 말로 그대와 나를 연결하지 않으렵니다 오늘 만나 내일 헤어지는, 가을날 낙엽만큼이나 흔한 만남 속에서 그대를 스치는 바람이라 이름하고 피부에 와 닿는 순간의 촉감에 감격하며 굳이 그대와 나 사이를 연분이라는 말로 연결하지 않으렵니다 2023. 9. 12.
[시]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어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어 - 임은숙 마지막이 아름다운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어 처음의 황홀을 그대로 간직하고 닿게 되는 마지막 정거장 지난 과거속의 매 하나의 옛일들을 어제 일인 듯 생생히 떠올리며 비록 주름진 얼굴에 새하얀 서리를 머리 위에 떠이고서도 맑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어 네가 나의 마지막 정거장이 듯 너에게 있어 나 또한 맨 마지막 하나의 여인이 되고 싶어. 2023. 9. 11.
[시] 기억 속에 머물게 될 사람 기억 속에 머물게 될 사람 - 임은숙 내 삶의 많은 것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망각 속에 잠겨버린다 해도 유독(惟獨) 그대만큼은 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건 아마도 오랜 세월이 흐른 먼 훗날에라도 스치는 바람으로부터 그대의 소식 듣고 싶어서 일겁니다 핸드백에 들어있는 손거울처럼 언제 어디서나 꺼내볼 수 있는 설렘, 행복 그리고 황홀한 아픔의 기억들... 그것들은 다가오는 나의 봄날과 여름을 더욱 생기 있고 정열적이게 할 것이며 고독의 계절의 나를 더욱 쓸쓸하게 할 것이며 또 하얀 추위로 나를 감싸 안을 것입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이 망각 속에 매장되더라도 그대만큼은 내 기억 속에 살아있을 겁니다. 2023. 9. 10.
[시] 버리기로 했다 버리기로 했다 - 임은숙 창가에 곱게 피어 있는 난(蘭)같은 너를, 아직도 많은 미련 남아있는 어여쁜 너를 버리기로 했다 부시도록 아름답기에, 시리도록 순백하기에 나의 추함이, 하찮음이 너에게 얼룩의 흔적 남길까봐 이제 너를 버리기로 했다 이제 와서야, 오늘에 와서야 부옇게 곰팡이 낀 내 마음속에 티 없는 너를 담기엔 참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이제야 너를 버리기로 했다 버린다는 말 내가 하기엔 너무 생소한 단어인 줄 알지만 여자라는 이유 아닌 이유로, 여자라는 좁은 자존 때문에 떠남이 아닌, 버린다는 말을 감히 내 뱉으며 그만 너를 버리기로 했다. 2023. 9. 10.
[가사] 바라만 볼 걸 그랬어 바라만 볼 걸 그랬어 - 임은숙 가까이 가지 말 걸 그랬어 그냥 바라만 볼 걸 그랬어 웃음 뒤에 숨은 가시 너에게도 있는 줄 몰랐어 바라만 볼 걸 바라만 볼 걸 가까이 가지 말 걸 그랬어 가까이 가지 말 걸 그랬어 그저 좋아만 할 걸 그랬어 바라볼 땐 행복했는데 그 행복이 아픔인 줄 몰랐어 2023.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