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이아름다워서355

12. 봄의 창가에서 봄의 창가에서 ​ - 임은숙 ​ ​ 문득 말을 걸어오는 바람이 낯설지 않다 ​ 봄을 마주한 창 너머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겨울과 가을 한없이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 ​ 내게 등을 돌렸던 너와 그런 너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본다 ​ 순간의 선택 순간의 행복 뒤에 거짓말처럼 커져버린 미움과 분노 신록의 설렘으로 되돌아오고 꽃잎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게서 용서와 이해의 의미를 배운다 ​ 피고 지는 꽃들처럼 언제라도 다시 향기로 다가설 수 있는 우리여서 좋다 2023. 1. 9.
13. 비와 그리움 비와 그리움 ​ - 임은숙 ​ ​ 빗소리에 눈을 뜨고 먼 기억에 다시 눈을 감는다 ​ 밤새 내린 비에 젖은 것 어찌 나무와 풀뿐이랴 ​ 촉촉한 기억을 따라 익숙한 숲길을 거닐면 스치는 모든 것이 빛이 되고 그 빛 사이로 떠오르는 너의 미소 봄이다 ​ 마음의 여백이 너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오늘같이 비 내리는 날엔 그리움에 한없이 목마르다 2023. 1. 8.
14. 흐린 날의 풍경 흐린 날의 풍경 ​ - 임은숙 ​ ​ 너의 어깨가 비에 젖지 않도록 ​ 다시는 비에 젖는 일 없게 우산이 되고 싶었다 ​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쫓기 듯 작은 방을 빠져나와 거리를 헤매군 했다 ​ 도시 구석구석에 쓸쓸히 나뒹구는 기억들 ​ 젖어있는 모든 것이 너여서 너였다가 나마저도 온통 젖어버려서 도시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거대한 우산이 나에겐 필요했다 2023. 1. 7.
15. 雨中독백 雨中독백 ​ - 임은숙 ​ ​ 젖어있는 하늘에 그리움을 매달아 빗방울로 떨어뜨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 너의 슬픔과 나의 그리움이 하나 되어 내려도 왠지 혼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 비 그치면 우리의 사랑도 멈추는 걸까 너와 나 남남이 되면 세상은 한결 아름다울까 ​ 맑은 하늘엔 추억뿐이겠지 바짝 말라 부서지는 추억뿐이겠지 2023. 1. 6.
16. 동행 동행 ​ - 임은숙 ​ ​ 둘러보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 쏟아지는 햇살과 보드라운 바람과 계절 따라 바뀌는 나무의 현란한 몸짓 사이사이로 눈덩이처럼 둥글게 부풀어가는 환희 ​ 동으로 가는지 남으로 가는지 방향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未定의 목적지도 전혀 알고 싶지 않습니다 ​ 손잡고 있음이 행복인 것을 함께 가는 길 위에 모든 것이 찬란한 축복인 것을 2023. 1. 5.
17. 우리 사이 우리 사이 ​ -임은숙 ​ ​ 내가 너를 알고 네가 나를 알고 ​ 내가 너를 위하고 네가 나를 위하고 ​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한없이 투명한 사이 ​ 높아서 하늘이요 깊어서 바다다 ​ 너와 나 사이로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너와 나 사이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너와 나 머리에 하얗게 눈이 쌓이고 2023. 1. 4.
22. 스치다 스치다 ​ - 임은숙 ​ ​ 커피 한 잔에 생각나는 이름이 있고 음악 한 소절에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 喜悲의 사연 속에 밀어낼수록 또렷하게 감겨드는 얼굴 하나 ​ 스치는 것엔 흔적이 남는 법인가 ​ 소중할수록 놓치는 인연이 있고 잊으려 할수록 가슴에 남는 사람이 있다 2022. 12. 30.
23. 몰라 몰라 ​ - 임은숙 ​ ​ 언젠가는 너의 깊은 눈망울과 그 눈빛에 담긴 진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이 순간의 감정 역시 일종의 사랑이었음에 눈시울을 붉힐지도 몰라 바람 부는 들판을 홀로 걸으며 네가 내게 했던 말들과 그 말 속에 감춰진 서운함을 떠올리며 단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한 죄책감에 한참을 흐느낄지도 몰라 ​ 나의 슬픔 모두 너의 것이었음을 나의 등은 항상 너를 향해 있었음을 ​ 세월이 남기고 간 너의 긴 그림자 한겨울의 텅 빈 거리를 서성이는데 정작 곁에 없는 너로 하여 멀어져간 기억에 울어버릴지도 몰라 ​ 오늘이 옛날로 되는 어느 날엔가 쓸쓸히 너의 이름 부를지도 몰라 2022. 12. 29.
[부르기]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수ㄱi 부릅니다 그대여 떠나가나요 다시 또 볼 수 없나요 부디 나에게 사랑한다고 한 번만 말해주세요 제발 부탁이 있어요 이렇게 떠날거라면 가슴 속에 둔 내 맘마저도 그대가 가져가세요 혼자 너 없이 살 수 없을거라 그대도 잘 알잖아요 비틀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 그대 맘도 아프잖아요 그대만 행복하면 그만인가요 더 이상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한 번만 나를 한 번만 나를 생각해주면 안되나요 혼자 너 없이 살 수 없을거라 그대도 잘 알잖아요 비틀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 그대 맘도 아프잖아요 그대만 행복하면 그만인가요 더 이상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한 번만 나를 한 번만 나를 생각해주면 안되나요 그래도 떠나가네요 붙잡을 수는 없겠죠 부디 나에게 사랑했다고 한 번만 말해주세요 2022. 12. 16.
[부르기] 화개장터 2022. 12. 4.
28. 기억이 아름다워서 기억이 아름다워서 ​ - 임은숙 ​ ​ 포기 앞에서 추억은 뜨거운 것이다 ​ 생생한 기억의 조각들이 퍼즐놀이 하다 엇바꿔 끼워 넣은 아쉬움과 한숨 그리고 잿빛의 허무 ​ 눈을 감아도 보이는 익숙한 그림자 뒤에 악착같이 달라붙는 방울방울의 눈물 그 눈물을 미련이라 했다 ​ 나를 포함한 옹근 세상을 버려야만 소멸 가능한 미련이라 했다 ​ 아름다워서 기억이 아름다워서 잊지 못해 차마 놓을 수 없는 미련이라 했다 2022. 11. 19.
任恩淑 가을詩 모음 [任恩淑 가을詩 22수] 가을호수를 닮은 그대 - 임은숙 온통 그대한테 가있는 내 마음을 가져올 아무 방법이 없습니다 시월의 호수처럼 깊고 그윽한 그대의 눈동자는 오늘도 나의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이 흔들어놓고 있습니다 세차게 밀려와선 산산이 부서지는 그리움 조각, 조각들 채 줍기도 전에 다시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리움, 그리움들 가을호수를 닮은 그대, 그대 가을이야기 - 임은숙 간신히 손 안에 묻어있던 뜨거운 태양의 미열마저 서서히 물러갈 즈음 거리 곳곳에 제자리를 틀기 시작한 낙엽들을 만났습니다 -네가 왔구나! 반가운 나의 한마디에 피곤한 듯 내뱉는 낙엽의 회색빛음성 -온 것이 아니야, 가는 거란다! 서글픔과 외로움이 싯누렇게 몰려옵니다 실망 안고 돌아서는 나의 발목을 부여안고 낙엽이 부서지는 비명을 토.. 2022. 9. 9.